윤동주_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_#11

 그 달빛은 어느 때보다도 밝았다. 나는 술에 취해 쓰러진 그를 벤치에 눕히고 그의 얼굴을 나의 무릎에 얹었다. 많이 피곤해 보이는 그의 얼굴은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고 있었다. 나는 달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지만 항상 하늘에 떠있다. 낮에는 태양의 강렬한 빛에 가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계속 그곳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 내가 모를 뿐. 언제나 나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것은 달뿐이었다. 나는 그에게 저 달 같은 존재가 되어주고 싶었다. 그때 그가 깨어났다.

 

"..."

 

"깼어?"

 

"응.."

 

"달이 참 예쁘다. 그치?"

 

"그렇네.."

 

이후 침묵이 흘렀지만 의미 없는 소리들로 가득찬 시끄러운 세상에서 살아왔기에 그 조용함이 매우 달콤하게 느껴졌다. 

 

"이제 갈까..?"

 

그가 짧지만 달콤했던 침묵을 깨고 말했다.

 

"어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