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차 시: 주제 자유>

 

그러다 시가 내게 다가왔어요

 

먹물이 하늘에 깊이 차올랐을 때

문득 하늘에 비친 나를 쳐다봐요

내 말은 더는 당신을 잡을 수 없어

캄캄해보였고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었죠

누군가는 이해하고 좋아할줄 알았는데

지금은 모두가 내 곁을 떠나려고 하네요

 

그러다 시가 내게 다가왔어요 어느날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줬죠 쓸쓸한 날

당신에게만큼은 다 털어놓을 수 있어요 나를

광대가 되면 누군가는 알아줄거라 믿으며

공연을 하며 속이 곪아가고 있을 때

당신만은 내 맘을, 내 말을 열어주었어요

 

내 어두운 그림자가 입을 열게 한다면

모두가 나를 떠나갈까 두려워

입을 굳게 다물고 공연을 했어요

그래도 나는 항상 희망을 놓지 않았어요

그러나 공연이 끝날 쯤 정신을 차려보면

캄캄한 무인도에 또다시 고립되어 있었죠

 

그러다 시가 내게 다가왔어요 어느날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줬죠 쓸쓸한 날

당신에게만큼은 다 털어놓을 수 있어요 나를

내 마음에 칼집을 내고 감추기 위해

자물쇠를 깊게 잠구고 덧칠을 할 때

당신만은 내 맘을, 내 말을 열어주었어요

 

내 심장에 귀를 맞대주는 존재가 있을까

그러다 다가왔어요 시가

침묵속에서도 함께해주는 존재가 있을까

그러다 다가왔어요 시가

그림자까지도 사랑해주는 존재가 있을까

그러다 다가왔어요 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