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드_피뢰침#9

안톤이라는 사람이 보기에 잔뜩 찡그린 내 얼굴은 꽤나 가관이었을 것이다. 조부모님이라면 이러한 납치는 최소 몇십년 전부터 이루어 지고 있어 왔다는 건가? 아니, 어쩌면 저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나서부터 항상 그래왔을지도 모른다. 몇 백,  몇 천년 전부터일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더 전일지도.. 

 

더이상 머릿속이 복잡해져 봐야 달라질 건 없다. 

짧은 한숨을 내쉬고 다시 그에게 뭐라도 물어봐야 할 것 같았다. 

 

"뒤처리라면... 저는 어떻게 되는거죠?"

 

안톤은 의아한 표정으로 답했다.

"네? 음... '뒤처리'되는거라고 밖에는 그 이상의 설명이 없는데요..."

 

 

"그게 무슨 말입..."

 

하나의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 사람에게 '뒤처리'라는 단어는 내가 아는 것과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그에게는 '뒤처리'라는 하나의 길고 구체적인 행위가 , 별들이 시켜서 하는 하나의 일 그 자체로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와의 대화가 마냥 쉽지는 않을 듯 하다.

 

 

"저들이 사람을 계속 데려오는 건 도대체 왜죠?"

 

"그들은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은 확실해요. 하지만 그것 외에는 저도 잘 알지 못해요."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거죠?"

 

" '아래'로 가는 중입니다."

 

"거기엔 뭐가 있는데요?"

 

"당신이 말하는 인간이나 예전에는 그러했던 것들이 있어요."

 

"..."

 

나는 역시 이곳에서 죽게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