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드_피뢰침#8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라면 익숙한 이름이다. 그러나 뭔가 이상하다. 인간들이 붙인 이름을 사용하는 건 내가 인간이기 때문이라 치더라도 별자리가 왜 나와? 

 

 

“당신이 정말 별이라면 인간이 이름 붙인 별자리라는 것이 실제로는 아무 의미 없다는 것도 알고 있을 텐데요. 그저 지구상의 어떤 인간들의 기준으로, 그것도 그 시대에 잠시 생긴 형상 뿐이라는 것을. ”

 

 

그렇다. 베텔게우스와 지구의 거리는 520광년. 그러나 같은 오리온자리인 별들 중에는 지구와의 거리가 2000광년이 넘어가는 별도 있다. 당연히 실제 위치를 알 별들 기준에서는 이들을 하나로 묶을 이유가 없다. 거기다 지금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별자리는 별들에게는 찰나나 다름 없을 몇만년이면 바뀐다. 그런데 별들이 그런 데 신경을 쓴다고.

 

 

“그저 인간이 이해하기 쉽도록 말해준 것 뿐이다.”

 

 

“그럴 뿐이라면 실질적인 수장 같은 말은 필요가 없을 텐데요.”

 

 

“애초에 처음 이름을 붙인 인간이 실수한 것이다. 실제로는 리겔이 더 밝음에도 내가 가장 밝다고 오해했었지. 그냥 내가 가장 가까울 뿐이었는데도.”

 

 

하긴. 리겔이 더 밝지만 베텔게우스가 오리온자리의 알파성인 이유는 그것이다. 근데 그러면 반대 아닌가?

 

 

“베텔게우스. 오리온의 ‘알파’. 그 자는 인간인가?”

 

 

갑자기 누군가가 나타났다. 베텔게우스를 넘는 푸른 광채가 느껴졌다.

 

 

“인간이다. 리겔. 그리고 나를 그 잘못된 이름으로 부르지 마라.‘

 

 

“거짓된 이름이라니. 우리의 이름은 모두 인간들이 준 것이 아니냐. 실수라고 한들 그들이 준 이름이라면 너의 이름이지.‘’

 

 

인간이 붙인 이름이 별의 이름이 된다는 건가? 그러고 보니 별들이 왜 인간을 납치하는 거지?

 

 

“왜 우리가 그대들을 이곳으로 데려왔는지 궁금한가?”

 

 

리겔이 물었다. 마침내 내가 여기 끌려온 이유를 알 수 있는 건가?

 

 

"일단 그대는 지금까지 우리를 뭐라고 생각했지? 무엇이든 간에 이렇게 인간의 형상이리라는 것을 짐작하지는 못했을 터."

 

 

맞다. 별들이 사람처럼 생겼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지식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런데 그게 어쨌다는 거지?

 

 

"우리가 자아를 가지고 이런 형상을 만들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게 된 것이 언제부터일것 같나? 너희 인간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멋대로 이름을 붙이면서부터다."

 

 

예? 뭐라구요? 

 

 

"대체 어떻게 가능한거지? 그걸 알기 위해 지금까지 여러 인간들을 데려와 봤지만 하나같이 대답을 못하더군. 그대는 알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