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_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_#6

 

 

 

 

 

나는 정신이 아득해진 나머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나의 발은 얼어붙었고, 손은 마구 떨리기 시작했다. 그때, 그가 나에게 말했다.

 

 

 

“정……윤, 저기 새야!”

 

 

 

그가 나를 성까지 합해 불렀다. 그도 생각할 게 많다는 뜻이었다. 나만 정신이 아득해진 것이 아니라, 그도 아득해졌을 것이다. 그는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다. 나에게 기꺼이 베풀어주는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나는 따사로운 햇살이 되고 싶다. 차가운 그의 손을 녹이는 손난로, 차가운 비에게서 그를 지켜주는 우산이 되고 싶다. 그에게 영원한 것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내가 베풀 때다.

 

 

 

“그러네, 다가가보자!”

 

 

 

이렇게 말하며 나는 그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우리는 서로의 손을 꼭 잡았고, 우리는 부드러운 모래를 지나 갈매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나는 말없이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다. 부드러웠던 나의 손에 긁힌 상처들이 났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도 나를 따라 함께 구덩이를 팠고, 새가 부활하기를, 영원하기를 함께 빌었다. 그리고 나는 말했다.

 

 

 

“나는 오늘을 영원히 기억할 거야.”

 

 

 

나는 그렇게 말하고 그를 안아주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느라 말을 잘 하지 못했다. 따뜻한 사람의 품 안에 있는 것을 그리워했던 것일까, 그는 나를 놓지 않으려고 했다. 그것은 틀림없이 나를 도와주고, 나를 찾아주었던 그의 모습과는 다른 어린아이의 모습이었다. 나는 그를 더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그렇게 한참동안을 운 뒤, 그는 어떤 말을 하려는 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