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드_파뢰침 #6
분명히 '내가' 주먹을 날렸고 '상대는' 제대로 맞았다. 그런데 왜 정신을 잃은 것은 나일까?
주먹을 날린 후 나는 정신을 잃었고 다시 깨어보니 아까 그 방이었다. 나가려는 시도는 실패로 마무리되었다. 한 번의 실패를 겪으니 여기서 나가야겠다는 의욕도 사라지고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생겼다. 아니 어쩌면 한 번 더 도전했다가 더 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내 스스로 한계를 정해버린 것 같다.
이제 정말 별이 사람을 납치한다는 것을 믿어야 했다. 믿기 싫었지만 그 말이라도 믿어야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회장 말이 사실이었나보다... 그때 그 사람 말을 귀담아들었으면 이런 상황까지는 안 왔겠지?
자책은 끝이 없었고 절망은 나를 불렀다. 가족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가족에게 미안했던 일, 고마웠던 일이 떠올랐다. 지금쯤 나를 애타게 찾고 있을 가족의 모습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심장은 빠르게 뛰었고 몸도 아파오기 시작했다. 아무 시도도 못하고 현실을 한탄하고 있었는데, 힘이 빠지고 온몸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별... 그것은 도대체 뭘까? 별이 사람을 납치한다는 말을 믿게 되니 별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게 되었다. 별은 도대체 왜 사람을 납치하는 것일까? 나는 어떻게 살아왔길래 별에 납치된 것일까? 갑작스럽게 지금까지 나의 삶에 대한 사색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나는 '그냥' 살았다. 말 그대로 '그냥' 살아있길래 살았다. 꿈? 그런 거 잘 모르겠고 남들처럼만 살자는 생각이었다. 남들이 다 대학을 가길래 나도 대학에 진학했고 남들이 취직하길래 나도 평범한 회사에 취직했다.
순간 어이가 없었다. 평소에 이러한 진지한 고민을 일절 하지 않는데, '생각'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내 처지가 너무 가여웠다.
그 순간 또다시 내 방 쪽으로 누군가가 오는 소리가 들렸고 이번에는 그 소리가 남다르게 느껴졌다. 지금까지의 발소리와는 다른 발소리였다. 내 방문 앞에서 그 발소리는 멈췄고 동시에 방문이 열렸다. 이전과 같이 엄청난 빛이 보였다 그런데 이번에 보이는 빛은 전에 봤던 빛과 약간 달랐다. 더 환하고 심지어 아름다웠다. 나는 그 빛의 정체를 이번에는 꼭 확인하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