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차 시: 주제_해방>

 

나는 벗어났다

나를 억누르던 시간

나를 짓누르던 불안

나를 힘들게한 고립

그들로부터

 

분명 나는 느꼈다

분명 나는 보았다

내 어깨에 있던 짐들이

이젠 내 눈 앞에 있음을

 

그런데 이상하다

눈 앞이 어두컴컴하다

손으로 어둠을 헤쳐보지만

한 치의 미동도 없다

 

나는 깨달았다

영원한 해방은 없음을

헐겁게 조여진 잠깐의 순간을

끝없는 해방으로 착각한 것을

 

나는 또 깨달았다

구속의 빈틈을 메워준

찰나의 해방 덕분에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을

나는 이제 깨달았다

정상욱
오히려 학생 때의 시기라던지, 적절한 양의 억압 속에서 자유가 더욱 달콤한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생 시기를 은연 중에 그리워하기도 하는 요즘 제 모습이 생각나네요. 좋은 시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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