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_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4

 

 

그를 바라보니 며칠전일이 떠올랐다.

 

                                            ~

 

깜빡 잠이 들었을까 그때의 기억이 내 앞에 펼쳐졌고 죽은 갈매기를 바라보는 그를 보았다.

 

 

 

"갈매기는 이제 다시는 일어설 수 없어... 깊은 어둠에서..영원히.."

 

 

 

"나도 이 갈매기가 되겠지..."

 

 

 

나는 그 소리를 듣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

 

 

그는 그저 자기를 누군가 어둠에서 끌어내주기를 바랬던 것이었다. 그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고 여린 인간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런 그를 방치했던 것이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 사이로 그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차가운 비 사이로 차가운 그의 손이 나의 손을 잡았다.

 

"괜찮아...."

 

나의 한마디에 그는 그동안 쌓아왔던 감정을 억누르듯 쏟아냈고 나는 가만히 그의 손을 잡아주며 차가운 그의 손 위에 나의 손을 올리며 말했다.

 

"이제 내가 있잖아.."

 

한참이 지났을까 비는 그쳤고 따사로운 햇살이 우리를 비추기 시작했다.

 

"우리 바다보러 갈래...?"

 

그는 잠시 고민에빠진듯 했지만 이내 고개를 들고 활작웃으며 대답했다.

 

"좋아."

 

 

그의 미소는 내가 본 그의 미소 중 가장 환한 미소였으며 눈부신 태양보다도 밝았다. 나도 다시 빛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의 눈은 그 어떤 눈보다 맑고 깨끗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